- 국비 확보에는 '사활', 미래대응기금에는 '침묵'
- 교부세 감액 위기⋯ 전북 자치단체 '무기력'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가을이 되면 국비 확보에 사활을 걸다시피 합니다. 정부의 내년도 본예산 편성을 앞두고 한 푼이라도 지역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부와 국회를 문턱이 닳도록 오고 가는가 하면, 여야와 관계없이 국회의원들에게도 간곡하게 국비 반영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정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내년 지방교부세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자치단체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국세를 바탕으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지방재정에 '날벼락' 떨어졌는데도 말입니다.
재정 붕괴에도 끝없는 '장밋빛 전망'
어떻게 된 일일까요? 재정 부담에 허덕이는 전주시를 예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6,800억 원에 이르는 지방채,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수조 원 규모의 건설 사업들, 여기에 국비를 확보하고도 재원이 부족해 대기 중인 민선 8기 사업과 앞으로 추진해야 할 민선 9기 공약 사업까지.
전주시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천문학적입니다. 민선 9기 전주시는 재정혁신특별위원회를 꾸려 재정 상황에 현미경을 들이댔습니다. 하지만 진단에 진단을 거듭하고도 아직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지방교부세' 입니다.
민선 9기 조지훈 전주시장은 취임 이후 열린 첫 브리핑에서 '내년만 넘기면 뭔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라면서 2027년을 재정난 해소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방교부세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내년 국세 수입이 58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국세에 연동되는 지방교부세도 당연히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통상적으로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 수준입니다. 전주시가 그동안 정부에서 받은 지방교부세는 전체 지방교부세의 0.8% 안팎입니다.
국세 584조 원을 기준으로 하면 전주시의 내년 교부세는 7,000억 원에서 8,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올해보다 2천억 원에서 3천억 원가량 많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이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무너진 희망…미래대응기금 '날벼락'
정부는 지난 3일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주요 골자로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와 추가 세수 등으로 162조 원을 미래 기금으로 조성해 청년과 성장 동력, 지방과 교육·인재 분야에 사용한다는 계획입니다.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은 내국세입니다. 지방교부세의 재원이기도 한 내국세가 줄면 당연히 지방교부세는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전주시의 교부세는 당초 예상했던 7,000~8,000억 원에서 5,400억 원으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전주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미래대응기금이 신설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돌아갈 교부세가 미래기금이 신설되기 전인 89조 1천억 원에서 68조 5천억 원으로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4개 시·군을 포함해 전북자치도의 지방교부세 또한 9조 원에서 6조 3천억 원으로 2조 7천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부세 감액에도 '침묵'⋯도내 지자체 '무기력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전북 자치단체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지방재정의 자주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협의 없는 기금 조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추경호 대구시장, 자치분권에 명백히 반한다며 국회 차원의 대응을 요청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야당 단체장들과 상반된 모습입니다.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들의 주도로 추진된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일색인 전북의 자치단체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전북의 일부 자치단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래대응기금 취지에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방침에 맞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금은 지방에도 적절히 쓰일 전망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미래대응기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용처도, 기준도 불명확합니다. 또 자치단체가 비교적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지방교부세와 달리 활용도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자치분권과 재정 분권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봤을 때,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기에 앞서 지방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했어야 합니다.
돈 쓸 곳은 많고, 들어오는 곳은 없고 갈수록 지방 재정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재정 정책이 지역에 미칠 파장이 큰 만큼, 지방 재정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공동 대응이 요구됩니다.
김학준 기자 reporthak@jtv.co.kr (JTV 전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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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 '날벼락'⋯자치단체 '침묵'하는 이유는?
입력 2026-09-15 18:32
- 국비 확보에는 '사활', 미래대응기금에는 '침묵'
- 교부세 감액 위기⋯ 전북 자치단체 '무기력'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가을이 되면 국비 확보에 사활을 걸다시피 합니다. 정부의 내년도 본예산 편성을 앞두고 한 푼이라도 지역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부와 국회를 문턱이 닳도록 오고 가는가 하면, 여야와 관계없이 국회의원들에게도 간곡하게 국비 반영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정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내년 지방교부세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자치단체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국세를 바탕으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지방재정에 '날벼락' 떨어졌는데도 말입니다.
재정 붕괴에도 끝없는 '장밋빛 전망'
어떻게 된 일일까요? 재정 부담에 허덕이는 전주시를 예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6,800억 원에 이르는 지방채,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수조 원 규모의 건설 사업들, 여기에 국비를 확보하고도 재원이 부족해 대기 중인 민선 8기 사업과 앞으로 추진해야 할 민선 9기 공약 사업까지.
전주시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천문학적입니다. 민선 9기 전주시는 재정혁신특별위원회를 꾸려 재정 상황에 현미경을 들이댔습니다. 하지만 진단에 진단을 거듭하고도 아직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지방교부세' 입니다.
민선 9기 조지훈 전주시장은 취임 이후 열린 첫 브리핑에서 '내년만 넘기면 뭔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라면서 2027년을 재정난 해소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방교부세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내년 국세 수입이 58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국세에 연동되는 지방교부세도 당연히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통상적으로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 수준입니다. 전주시가 그동안 정부에서 받은 지방교부세는 전체 지방교부세의 0.8% 안팎입니다.
국세 584조 원을 기준으로 하면 전주시의 내년 교부세는 7,000억 원에서 8,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올해보다 2천억 원에서 3천억 원가량 많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이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무너진 희망…미래대응기금 '날벼락'
정부는 지난 3일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주요 골자로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와 추가 세수 등으로 162조 원을 미래 기금으로 조성해 청년과 성장 동력, 지방과 교육·인재 분야에 사용한다는 계획입니다.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은 내국세입니다. 지방교부세의 재원이기도 한 내국세가 줄면 당연히 지방교부세는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전주시의 교부세는 당초 예상했던 7,000~8,000억 원에서 5,400억 원으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전주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미래대응기금이 신설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돌아갈 교부세가 미래기금이 신설되기 전인 89조 1천억 원에서 68조 5천억 원으로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4개 시·군을 포함해 전북자치도의 지방교부세 또한 9조 원에서 6조 3천억 원으로 2조 7천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부세 감액에도 '침묵'⋯도내 지자체 '무기력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전북 자치단체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지방재정의 자주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협의 없는 기금 조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추경호 대구시장, 자치분권에 명백히 반한다며 국회 차원의 대응을 요청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야당 단체장들과 상반된 모습입니다.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들의 주도로 추진된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일색인 전북의 자치단체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전북의 일부 자치단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래대응기금 취지에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방침에 맞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금은 지방에도 적절히 쓰일 전망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미래대응기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용처도, 기준도 불명확합니다. 또 자치단체가 비교적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지방교부세와 달리 활용도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자치분권과 재정 분권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봤을 때,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기에 앞서 지방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했어야 합니다.
돈 쓸 곳은 많고, 들어오는 곳은 없고 갈수록 지방 재정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재정 정책이 지역에 미칠 파장이 큰 만큼, 지방 재정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공동 대응이 요구됩니다.
김학준 기자 reporthak@jtv.co.kr (JTV 전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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